장시간 촬영을 했던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제작 스태프가 숨져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노조가 장시간 노동 개선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2일 노조에 따르면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제작현장에서 일하던 외주제작사 소속 프리랜서 노동자 김아무개(30)씨가 지난 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노조는 김씨가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야외에서 76시간에 육박하는 노동을 했다고 전했다.

노조와 노조 SBS본부는 이날 “사망원인이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특별한 지병도 없던 30세 건강한 노동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원인으로 드라마 현장의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SBS본부는 “김씨는 마지막 근무일 이후 30여 시간을 휴식했다고는 하지만, 그전까지 20시간 연속노동을 포함해 5일 동안 70시간이 넘는 과로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연일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재난 수준의 폭염이 계속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노동조건은 더 가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SBS가 방송현장의 장시간 노동 관행을 바꾸는 데 미온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방송업이 노동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SBS의 상당수 방송 제작현장에서는 불볕 더위 아래 살인적 초장시간 노동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방송통신위원회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사측은 외주제작사 노동실태를 파악하고, 제작현장 노동자 보호를 위해 무리한 야외노동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감독해야 한다”며 “미온적인 노동시간단축 논의에 적극 나서 방송사와 외주사 모두에 단축된 노동시간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노동부는 드라마 제작현장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하루빨리 발표하고, 방송통신위는 방송 제작환경 개선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