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과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은산분리 완화 문제로 맞부딪치고 있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를 제한하는 제도다.

1일 금융노조에 따르면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하는 여권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모색 중이다.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올해 1분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188억4천300만원, 53억3천400만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순손실이 각각 837억8천700만원, 1천44억9천100만원이었다. 실적이 나쁜 탓에 자본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 구조에 놓여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실적부진 원인을 은산분리 문제와 연계하면서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현행 4%에서 34%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과감한 투자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자본 확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는 지난달 국회 토론회에서 "과감한 의사결정과 증자를 감당할 수 있는 대주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인터넷전문은행이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하면서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참여연대와 노조는 7일 은산분리 완화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되레 금융권 양질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은행의 올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두 은행의 전체 임직원은 각각 265명과 390명에 불과하다.

노조는 지난달 30일부터 국회 정무위원회 여야 의원들에게 은산분리 완화 반대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다음주부터는 신문에 공익광고를 게재하는 등 여론전을 시작한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여당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활성화시키면 일자리 창출과 금융시장 규모를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헛된 희망에 빠져 있다"며 "재벌·대기업의 은행 소유를 합법화하는 방향으로 확산할 수 있는 은산분리 완화를 저지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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