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해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하며 배를 불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축은행 신용대출자 10명 중 8명이 연 20%대의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30일 발표한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금리 운용실태 및 향후 감독방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저축은행 총대출은 54조7천억원으로 이 중 22조2천억원(40.6%)이 가계대출이다. 가계대출 중에서도 신용대출은 10조2천억원 규모다.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22.4%다. 전체 가계신용대출자(차주) 109만1천명의 78.1%(85만1천명)가 연 20%대의 고금리로 돈을 빌렸다. 고금리 대출자의 평균대출액은 800만원, 평균 대출금리는 연 25.6%였다.

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자에게 높은 금리를 부과했다. 신용등급 중간 수준인 5등급 아래는 일률적으로 20%가 넘는 고금리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 5등급 대출자의 평균 대출금리는 20.9%, 6등급은 23.4%, 7등급은 25.3%였다.

저축은행의 대손비용을 고려한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1분기 기준 4%로 은행(1.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저리로 자금을 조달해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앞으로 고금리를 부과하는 저축은행의 대출 취급 현황과 대출금리 원가구조를 공개하기로 했다. 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에게 저축은행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이 대출자 신용등급과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고금리를 부과하고 있다"며 "저축은행 대출정보를 공개해 경쟁을 유도하고 합리적인 금리산정 체계를 마련하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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