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임한택)와 회사가 생산부와 연구개발부의 법인 분리를 두고 다시 충돌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회사의 계획이 구조조정의 사전 조치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부는 24일 오후 인천 청천동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의 고용생존권을 파괴하는 법인 분리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배리 앵글 지엠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이달 20일 한국지엠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신규자금 5천만달러를 투입하고 수출물량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차세대 콤팩트 SUV(Sport Utility Vehicle)를 한국지엠에서 개발하고, 이를 위해 신규 엔지니어 10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신설법인 설립이다.

지부는 “지엠이 의도하고 있는 신설법인은 신규법인을 설립한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단일 법인을 생산공장과 연구개발 법인으로 분리하겠다는 것"이라며 ”법인 분리가 이뤄질 경우 군산공장에 이은 제2의 공장폐쇄나 분리 매각 같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한국지엠이 이미 구조조정의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의 우려가 깊다. 지부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현재 직영 정비사업소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회사가 4월 체결한 임금·단체협약 합의를 위반했다는 것이 지부의 입장이다. 당시 회사는 지부 동의 없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회사가 960여명의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평균 1천400만원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도 논란이다. 지부는 올해 교섭에서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임금을 동결하고, 각종 단체협약을 후퇴시키자는 회사의 주장을 수용했다.

임한택 지부장은 "회사가 조합원들의 희생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8천100억원을 수혈하고도 성과급 잔치를 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했다"며 "구조조정 음모가 담긴 신설법인 설립을 즉각 중단하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투쟁으로 지엠자본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아직 법인 신설이 어떤 방식과 규모로 이뤄질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의 구조조정 주장은 과도한 우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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