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노동자들이 25일 파업을 예고했다. 의료수익이 전국 9위에 달하는 데도 의료원이 임금·단체교섭에서 기본급 4% 인상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원 전체 직원 가운데 경력 10년 이하가 61.1%를 차지하는 데다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125.3명의 간호사가 퇴사했다. 노동자들은 “노동조건 개선을 통해 의료서비스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며 “의료서비스 질과 환자안전을 위한 제대로 된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23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대구가톨릭대의료원 임금은 대구지역 대학병원 중 최하위 수준이다. 대구지역 K병원 6년차 간호사 기본급이 226만4천500원인 반면 의료원 7년차 간호사 기본급은 128만2천700원에 불과하다. 의료연대본부는 “낮은 임금과 처우로 간호사 퇴사가 지속되고 있다”며 “숙련도가 높은 노동자보다 저숙련 노동자가 많이 분포돼 의료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노조가 올해 3월 의료원 직원 9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4.1%가 입사 4년차 이하로 나타났다. 5년 이상 10년 이하는 27%로 10년 이하 직원이 전체의 61.1%를 차지했다. ‘병원 사직을 생각하는 이유’와 ‘병원에 자긍심(자부심)을 갖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30.2%가 “낮은 임금”을 이유로 댔다. 후진적 복리후생(22.9%)과 높은 노동강도(15.3%)·공정하지 않은 인사(14.3%)·갑질문화(9.8%)·낮은 병원인지도(6.4%) 순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퇴사율도 높았다. 올해 161명의 간호사가 신규 입사했지만 그중 5월까지 72명이 퇴사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 평균 167명의 간호사가 입사했고 125.3명이 퇴사했다. 입사한 인원의 75%가 퇴사한 것이다.

의료연대본부는 “의료원 처우가 좋지 않다 보니 경력직 간호사 유입에 한계가 있다”며 “의료원은 의료서비스 질과 환자안전을 위해 제대로 된 임금인상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사는 올해 2월부터 임단협을 했지만 기본급 인상과 주 5일제 보장 등에서 이견을 보였다. 의료연대본부는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의료원은 지난해 의사 임금을 44.7% 인상했다”며 “24일 노동위원회 3차 조정회의까지 실질임금 인상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25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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