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을 만나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를 언급한 것을 두고 금속노조가 "정작 필요한 정부 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11일 성명을 내고 “쌍용차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조치”라고 밝혔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마힌드라 회장에게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에 노사 간 합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현장에 있는 경영진이 노사 간 이 문제를 잘 풀어 나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뉴델리 총리실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인도 최고경영자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이뤄진 대화였다.

노조는 “대통령께서 쌍용차 해고노동자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하고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고 비판했다. 예컨대 마힌드라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했던 “한국 경영진이 문제를 잘 풀어 갈 것”이란 말은 지난해 말 인도에 53일간 원정투쟁을 했던 김득중 노조 쌍용차지부장이 들었던 대답이다.

하지만 이후 해고자 복직을 위한 지부와 쌍용차 교섭은 성과 없이 끝났다.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때 경찰의 폭력진압을 겪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지난달 말 숨진 김주중 조합원이다. 그는 경찰이 해고자들에게 청구한 24억원 손해배상에 괴로워했다. 노조는 "생활고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장기 해고자에게 20억원이 넘는 손배는 이미 그 자체가 사형선고"라며 "대통령의 쌍용차 사태 해결의지는 손배·가압류 해지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