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사무기기 제조·유통·판매사인 신도리코에 60여년 만에 노조가 만들어진 가운데 노사가 교섭지연과 인사제도 변경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금속노조는 5일 오후 서울 성수동 신도리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일방적인 인사제도 변경을 되돌리고 성실교섭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신도리코에 노조가 생겼다. 노조 서울지부 신도리코분회로 편제됐다. 신도리코에 노조가 생긴 것은 1960년 회사 창립 이후 처음이다.

노조는 △연장수당 없는 상시적 야근 △외근직원에 대한 교통비·식대 미지급 △주말 교육·업무 외 시간 회의·월례조례 같은 무료노동 관행을 지적했다.

노조는 지난달 20일 회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회사는 사업일정을 이유로 4주 뒤에야 교섭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회사는 같은달 29일 ‘인사제도 변경안’을 발표했다. 신도리코는 매년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에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변경하는 인사제도 변경안을 내놓았다.

노조는 “회사가 교섭 요구를 받고 한 달 후에나 가능하다고 한 뒤 노동자대표 또는 노조와 협의 없이 직원들의 임금·노동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제도를 발표한 것은 심각한 절차상 하자”라며 “노조 설립 배경이 된 무료노동 문제를 개선하고 않아 내용적으로도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정인철 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미조직특별위원장은 “신도리코가 토종기업 명성에 걸맞지 않게 열악한 노동조건을 유지한 탓에 노조에 대한 노동자들의 호응이 매우 크다”며 “회사는 하루빨리 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7월12일 교섭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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