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사장 유력후보로 서훈택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거론되자 공사 노동자들이 “국토부 갑질”이라며 반발했다. 올해 3월 임명된 김명운 공사 부사장도 국토부 관료 출신인데, 노동자들은 부사장과 사장이 모두 국토부 출신으로 채워진 전례가 없다고 비판했다.

27일 한국공항공사노조(위원장 나종엽)에 따르면 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최근 사장 공모에 참여한 후보 6명을 지난달 3일 5명으로 압축했는데, 유력 후보로 서훈택 전 실장이 거론되고 있다. 서 전 실장은 지난해 국토부에서 9월 퇴직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공직자는 퇴직일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나 기관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특히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된 부서의 업무가 인가·허가·면허·승인과 관계되거나 검사·감사 등에 직접 관계되는 업무를 한 경우 업무취급까지 제한된다. 그런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승인과 업무취급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

서 전 실장은 지난달 공직자윤리위에서 취업 승인과 업무취급 승인을 받았다. 업무취급 승인 심사내역에 취업시기가 올해 6월 예정으로 기록됐다.

노조는 “사장과 부사장을 동시에 국토부 출신으로 내려보내지는 않았다”며 “임직원 의견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국토부 승진적체 해소를 위한 슈퍼 갑질”이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국토부에 서명을 전달하고 김현미 장관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노조 조합원 1천439명 중 1천313명이 서 전 실장의 사장임명에 반대한다고 서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국토부가 서 전 실장을 공사 사장 내정자로 정했다는 얘기가 퍼져 있다”며 “선임 과정에서 부적합한 낙하산 인사 선임을 막으려 노력하겠지만 만약 강행한다면 노조가 총력투쟁으로 막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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