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

"장관님, 여성노동자들 다 죽게 생겼어요. 꼭 해결해 주세요."(레이테크코리아 노동자)

"지난해 현장노동청 1호 안건을 일주일 만에 해결했습니다.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탈의실 폐쇄회로TV(CCTV) 설치와 보디캠 촬영 등 여성노동자 인권탄압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라벨 제작 전문업체 레이테크코리아가 노동부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레이테크코리아에서 일어난 인권탄압을 바로잡아 달라는 진정이 노동부 '2기 현장노동청 1호 안건'이 됐다. 특별근로감독 실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여성노동자 인권 탄압하고 괴롭히고…
김영주 장관 실태조사 지시


노동부가 고용노동행정에 대한 국민 목소리를 가까이 듣기 위해 18일 '2기 현장노동청'을 열었다. 노동부는 이날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전국 9개 주요 도시에 현장노동청 10곳을 설치해 현장상담과 진정·정책을 제안받는다. 지난해 17일간 운영했던 1기 현장노동청에는 6천200건이 넘는 진정·제안·노동상담이 접수됐다. 이 중 66%를 정책에 반영했고, 진정의 82%를 해결했다. 1기 현장노동청 첫 진정 안건은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구내식당 위탁운영업체 현대그린푸드의 일방적 근무형태 변경 문제였다. 노동부는 진정 접수 하루 만에 근로감독을 실시했고, 13일 만에 해결했다.

이날 문을 연 2기 현장노동청의 1호 진정 주인공은 레이테크코리아 노동자들이다. 김영주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현장노동청 개청식에서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조합원들을 만나 "부당노동행위가 있는지, 근로기준법 위반이 있는지 살피겠다"며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레이테크코리아분회는 김 장관에게 '막말·폭행·성희롱·징계협박·임금체불 여성노동자 인권탄압 레이테크코리아 특별근로감독·압수수색 실시 촉구 진정서'를 제출했다.

레이테크코리아 노사 갈등은 2013년에 불거졌다. 여성 탈의실 CCTV 설치 논란으로 같은해 6월 노조가 만들어지자 회사는 서울에 있던 공장을 안성으로, 이후 다시 안성에서 서울로 공장을 옮겼다. 올해 1월에는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조합원 21명이 일하는 포장부를 폐쇄했다. 포장부 직원 전원을 영업부로 전환배치해 노동자들의 반발을 샀다. 임아무개 사장이 보디캠을 이용해 조합원들을 촬영·감시하자 노동자들은 올해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나미자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조직부장은 "2015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노숙농성까지 했지만 바뀐 게 없다"며 "여성노동자들을 탄압하는 레이테크코리아를 압수수색하고 특별근로감독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장관은 서울노동청 관계자에게 "곧바로 현장에 나가 근로감독 여부를 정할 수 있도록 실태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노동시간단축·최저임금 직접 설명하겠다"

노동부는 현장노동청에서 노사를 만나 노동시간단축과 최저임금법 개정 관련 우려와 불만을 듣고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김 장관은 이날 현장노동청 개청식이 끝난 뒤 서울 중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주당 최장 52시간 노동제를 다음달부터 적용받는 300인 이상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들었다.

김 장관은 "300인 이상 3천700여개 기업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며 "상당수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노동시간단축을 준비하고 있지만 준비가 충분하지 못하거나 애로를 느끼는 기업에는 전문가 컨설팅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청춘마루'에서 학교비정규직노조와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최저임금의 명목인상률보다 실질임금 인상률이 떨어지는 노동자들 실태를 파악해 관계부처와 함께 맞춤형 지원대책을 수립·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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