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위원장 김주업)가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관련자들의 구속수사와 형사처벌을 촉구하며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일어난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고위 법관들이 검찰 수사를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자 총력투쟁에 나선 것이다.

박정열 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장이 지난 8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한 데 이어 이날 김주업 위원장과 조석제 법원본부장이 무기한 단식에 동참했다. 간부들은 릴레이 단식을 한다.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은 법관이 법관을 사찰해 법관의 독립성을 훼손했고, 판결을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거래수단으로 동원했으며, 적폐정권과 부정한 밀월관계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상황이 이러한데도 서울고등부장판사회의와 전국법원장 간담회에서는 형사고발 수사의뢰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사법농단의 심각성을 모르고 자신들의 기득권 침해에 연연하는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노조는 특히 "사법농단 수사가 더 이상 미뤄져선 안 된다"며 "사법행정권 남용을 막는 제도개선과 함께 적폐권력에게 사법부 독립성을 팔아넘긴 행위에 대한 성역 없는 엄정 수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사법농단에 대한 양승태와 그 관련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와 신뢰받는 사법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관철되지 않으면 촛불세력과 함께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