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사법부 신뢰도 함께 추락하고 있다. 국민 10명 중 6명은 사법부 판결을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사법부 판결에 “불신한다”는 응답이 63.9%로 “신뢰한다”(27.6%)는 응답의 두 배를 넘었다. “잘 모름”은 8.5%였다.<그래프 참조> 100점을 기준으로 사법부 판결 신뢰도는 보통 수준인 50점에 크게 못 미치는 36.2점으로 집계됐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정의당(29.7점)과 자유한국당(29.9점)에서 20점대에 머물렀다. 무당층(36.6점)·더불어민주당(37.7점)·바른미래당(42.2점)에서도 낮은 점수를 줬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층(33.3점)이 30점대 초반으로 가장 낮았고, 진보층(35.1점)·중도층(38.9점)에서도 30점대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30.3점), 경기·인천(34.7점), 대전·충청·세종(36.0점), 부산·경남·울산(36.8점), 서울(38.7점), 광주·전라(41.4점) 등 광주·전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30점대에 머물렀다. 연령별로는 30대(33.1점)·50대(35.0점)·40대(35.4점)·20대(37.5점)·60대 이상(39.1점) 등 모든 연령층에서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리얼미터는 “사법부에 대한 진보 성향의 불신은 재벌·국회의원 등 우리 사회 권력자에 대한 이른바 솜방망이 판결과 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의혹이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리얼미터는 이어 “보수 성향의 불신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이전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과정에서 내려진 판결을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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