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금융권 채용비리 수사가 금융지주회사 경영진을 향하고 있다. 관행으로 굳어진 금융권 채용비리가 뿌리 뽑힐지 주목된다.

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는 31일 성명을 내고 "실추된 하나은행 이미지를 회복해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김정태 지주 회장과 함영주 행장은 석고대죄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KB국민은행·KEB하나은행·JB광주은행·BNK부산은행·DGB대구은행 채용비리 사건 수사의뢰를 받은 검찰은 은행 경영진을 대상으로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4일 하나금융지주 출신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을 조사한 데 이어 25일에는 함영주 하나은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29일에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함영주 행장에 대해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린다. 그는 인사청탁을 받은 사람을 채용하고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해 면접점수를 조작하고 남성 지원자를 우선 합격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김정태 회장이나 함영주 행장과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검찰은 2015년 윤 회장의 종손녀가 국민은행에 채용될 때 부당한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를 살피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윤 회장 자택과 인사담당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금융노조는 성명에서 "검찰은 은행권 채용비리 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 윤종규·김정태 회장을 구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도 22건의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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