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금융회사인 제이트러스트(J TRUST) 계열사 3곳에서 노사가 갈등하고 있다. 회사가 임금·단체협상 중 노조 동의 없이 임금인상률·격려금을 결정해 집행하거나, 조합원 가입범위를 제한하는 요구안을 제시하면서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28일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제이트러스트 계열사인 JT친애저축은행·JT저축은행·JT캐피탈 노사의 올해 임단협 교섭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2011년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 인수를 시작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뛰어든 제이트러스트는 친애저축은행(옛 미래저축은행), 하이캐피탈대부, 케이제이아이대부금융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인수 과정에서 노동자 임금을 대폭 삭감하거나, 연봉삭감형 인사평가제를 도입하는 문제로 노사갈등이 불거졌다.

최근 JT친애저축은행은 단체교섭 중인데도 노조와 협의 없이 임금인상률과 격려금 지급을 결정했다. JT저축은행은 저성과자 규모를 3배가량 확대하고, 저성과자를 정할 때 정성평가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단체교섭에서 경영전략·경영지원·마케팅·전산업무·3개월 미만 근속자 등을 조합원 가입범위에서 제외하자는 안을 냈다. 노조 관계자는 "2개 회사에서 교섭 중인 노조를 완전히 무시하거나, 회사 임의대로 저성과자를 정할 수 있도록 하거나, 조합원을 대폭 제한해 노조 활동을 제약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조합원이 적다는 이유로 노조탄압이 극심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계열사인 JT캐피탈은 노조 요구와 비슷한 수준의 임금인상률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노조 간 연대활동을 막기 위해 계열사 간 차별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노조는 3개 계열사 지부와 노조 집행부가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제이트러스트 노무정책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비상대책위는 3개 계열사 대표이사에게 공문을 보내 "평화적인 단체교섭을 위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이경 노조 부위원장은 "제이트러스트 계열사에서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노조탄압을 시도하는 행태가 순환·발생하고 있다"며 "비상대책위를 통해 사측의 적대적 노사관이 초래할 파국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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