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8.21 화 10:11
상단여백
HOME 노동이슈 노사관계
[사모펀드 습성 드러낸 MBK파트너스] 홈플러스 40개 매장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설립해 매각, 노조 반발영업이익 배당금·임대료 빠져나가 부실기업 전락 우려 … 노조 "노동조건 악화·고용불안 야기" 반발
   
▲ 홈플러스일반노조는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0개 매장 매각 중단을 촉구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도 24일 오후 대주주 MBK파트너스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연다. <홈플러스일반노조>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매장 40여곳을 인수할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를 설립해 주식시장에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덩치가 큰 홈플러스를 통째로 매각하기 어려워지자 분할매각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츠가 소유하는 매장은 영업이익 상당수가 배당금으로 분배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악화는 물론 고용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통째 매각 안 되니 리츠로 우회

23일 마트산업노조와 홈플러스일반노조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40개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홈플러스 리츠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예비인가와 본인가를 거쳐 7~8월께 홈플러스 리츠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리츠는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배당) 주식회사를 말한다. 대형 부동산을 현금화하기 위한 금융기법이다. MBK파트너스는 매장 40개를 기초자산으로 홈플러스 리츠를 만들어 지분 20%를 자신들이 보유할 계획이다. 80%는 주식시장에서 공모한다.

2015년 7조2천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인수금액 중 4조3천억원을 투자자들에게 빌렸다. 올해부터 원금을 본격적으로 갚아야 할 상황이다. 그간 홈플러스 매각을 꾸준히 시도했지만 덩치가 큰 탓에 번번이 실패했다. 통째 매각이 쉽지 않자 매장을 나눠 팔았다. 최근까지 14개 매장을 매각 후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세일&리스백 방식으로 팔았다. 현재 홈플러스 전체 142개 점포 중 60개 점포가 이 방식으로 팔린 상태다. 최근에는 매장 두 곳의 폐점을 공고했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매장 80개의 절반인 40개 점포를 리츠 자산으로 만드는 셈이다.

리츠 설립 목적은 자금 확보다. 노동계는 홈플러스 리츠가 상장되면 주식공모와 신규대출을 더해 4조원가량의 현금이 확보될 것으로 계산한다. 홈플러스를 살 때 빌린 액수와 비슷한 규모다.

노동계는 리츠에 매장이 매각되면 소속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악화하고 고용이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홈플러스와 리츠가 임대계약을 맺기 때문에 매장 영업이익 상당분이 임대료 형태로 리츠로 흘러가게 되기 때문이다. 리츠 주주들이 많은 이익을 내는 매장에는 높은 임대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매장 운영으로 수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폐점과 부동산 매각을 추진할 수도 있다. 임대료를 지급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운영을 하는 매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 매각 문제는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김영준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교육선전국장은 "MBK파트너스가 계속 경영할 의지가 있다면 알짜 자산을 파는 방식이 아니라 담보대출을 받아 빚을 갚으면 된다"며 "은행이자가 배당률보다 낮은 데도 리츠에 매각하려는 것은 투자금을 빨리 회수해 손을 털고 나가겠다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홈플러스 두 노조 매각저지 공동대응

리츠 설립의 근거가 되는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부동산투자회사법은 투자자를 보호하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만 리츠에 팔리는 부동산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고용과 처우에 관한 내용이 없다. 리츠 주주들이 부동산 용도변경을 하거나, 영업을 중단하는 결정을 하더라도 소속 노동자들이 대응할 방법이 없다.

홈플러스 2개 노조인 홈플러스지부와 홈플러스일반노조는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을 추진한다. 서비스연맹 내부 토론과 전문가 의견을 들어 개정안을 마련하고 조만간 공청회를 통해 공개한다. 40개 매장 매각을 막기 위해 결의대회를 열고 회사에 매각중단을 요구할 계획이다. 예상되는 고용불안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조합원 조직화에도 속도를 높인다. 이종성 홈플러스일반노조 위원장은 "MBK파트너스의 이번 시도가 성공하면 홈플러스 영업이익은 고스란히 리츠 임대료로 돌아가고 소속 노동자들은 노동조건 악화와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된다"며 "부도덕한 매각을 저지하는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정남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