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비금융지주회사 체제인 우리은행이 지주회사 전환을 준비한다. 정부와 국회가 자회사 지분율·부채비율 같은 지주회사 요건을 강화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기에 앞서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은 20일 "종합금융그룹으로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주전환을 추진한다"며 "이사회·금융당국·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를 거쳐 전환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시중은행은 지주회사 아래에 은행·카드·증권·보험부문 자회사를 둔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고객 정보를 공유해 비은행부문 사업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2001년 우리금융지주를 만들었지만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지주가 우리은행에 합병되면서 은행체제로 돌아왔다. 현재 우리은행은 우리카드·우리종합금융·우리FIS·우리신용정보·우리펀드서비스·우리PE자산운용을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은행 지분은 예금보험공사가 18.43%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정부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민간회사가 되는 것이다.

지주회사 전환은 절차상 최소 3개월이 걸린다. 금융위원회는 예비인가 신청을 받으면 60일간 심사한다. 은행측은 금융위 심사 결과에 문제가 없으면 본인가를 신청한다. 금융위는 30일간 다시 심사를 한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이사회 승인·금융당국 인가와 주주총회 승인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경쟁력을 조속히 확보하기 위해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지주회사 설립을 신속하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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