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만 1년이 지났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공약과 노동정책이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에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위원장 최준식)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과 노동시간단축·인력충원,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는 시대적 과제”라며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똑바로 하라”고 경고했다. 이날 온종일 광장에 비가 쏟아졌다. 조합원 4천여명은 우비를 입고 대회에 참석했다.

“노동현안 공약 누더기, 재벌 특혜만 여전”

노조는 “핵심 노동현안에서 기존 정책이 후퇴하고 노동배제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문재인 정부 정책에서 후퇴했다고 보는 것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노동시간단축과 인력충원 △사회서비스공단 설립과 사회공공성 강화다. 해당 의제를 현장 노동자 목소리를 반영해 초심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요구다.

최준식 위원장은 “2016년 정부 성과연봉제에 파업투쟁으로 맞선 공공운수 노동자들이 문재인 정권에서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다시 모였다”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제대로 될 때까지 함께 싸우자”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계에 1년만 기다려 달라고 한 문재인 정부 공약이 후퇴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공약은 누더기가 되고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공약마저 가물가물해지는데 재벌 특혜만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비교할 게 아니라 문 대통령이 한 새로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공약을 정부가 지키지 않으면 투쟁으로 쟁취한다는 결의로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노동시간단축,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노동시간단축에 앞서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경득 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사무국장은 “정부는 노동시간을 단축한다고 하면서 정원도 인건비도 주지 않는다”며 “이런 방식의 노동시간단축은 우리 삶을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올해 7월부터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사업장은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이내로 줄여야 한다. 그런데 인력충원 대책이 없다. 박 국장은 “우리보다 1년에 4개월 덜 일하는 독일에서는 주당 28시간 노동시간을 요구하고 있다”며 “운수·병원업종은 특례업종으로 남겨 노동자들이 무제한 일해도 된다는 정부 방침에 맞서 노동시간은 줄이고 일자리는 늘리는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외부일정으로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선포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 노동자들도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박대성 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장은 “문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에 방문한 지 1년이 됐다”며 “현재까지 전환 규모만 정해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인천공항에서 결정되는 비정규직 처우개선 수준이 다른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비정규 노동자들은 공동투쟁을 하고 정규직은 연대투쟁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합원들은 이날 결의대회가 끝난 뒤 서울시청을 지나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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