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수협 고현수협마트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과 직장내 괴롭힘을 겪다 투신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무금융노조는 조합원 죽음 진상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

13일 노조에 따르면 지난 2일 경남 거제 고현수협마트 건물에서 투신한 뒤 치료를 받던 이아무개(42) 노조 거제수협분회 조합원이 9일 숨졌다.

거제수협 고현마트단 소속인 고인은 올해 3월부터 식자재 배달업무를 새로 맡았다. 2인 근무에서 1인 근무로 축소되면서 노동강도가 높아져 하루 10시간 이상 일했다. 일요일만 쉬면서 한 달 평균 노동시간이 300시간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높은 업무강도를 호소한 고인은 직장내 괴롭힘으로 힘겨워했다. 상사로부터 폭언을 들은 뒤에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그의 부인은 4월 말께 "출근하기 싫다"며 집안 거실에서 방황하는 남편의 모습을 영상으로 남겼다.

고인은 2일 아침 조회를 앞두고 수협고현마트 건물 6층에서 투신했다. 사고 직전까지 동료에게 일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부산대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9일 끝내 숨졌다.

유가족은 장례와 보상논의 일체를 노조에 위임했다. 노조 관계자는 "유가족은 직장내 괴롭힘과 장시간 노동이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보고 거제수협에 사죄와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며 "거제수협은 고인의 죽음과 회사는 무관하다며 보상과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와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진상규명과 유족보상을 요구한다. 고인은 부인과 세 자녀를 두고 있다.

거제수협은 "고인의 죽음에 직원 모두가 마음 아파하고 있다"며 "회사가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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