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갑질과 비리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조 회장 일가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이 “조양호 OUT”을 외치며 촛불집회를 한 데 이어 한국노총이 총수 일가 퇴진과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며 힘을 보탰다.

한국노총은 10일 성명을 내고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조양호 회장 일가는 사과는 물론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온갖 갑질과 밀수 의혹에 연루된 조양호 회장 일가는 즉각 대한항공 경영에서 손을 떼고, 대한항공을 국민 품으로 돌려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검찰과 경찰에는 성역 없는 수사를 주문했다. 한국노총은 “총수 일가의 갑질과 밀수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 엄벌해야 한다”며 “정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재벌들의 갑질 예방과 재발 방지, 갑질에서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범정부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사건 이후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각종 불법 의혹이 연이어 폭로됐다. 관세청은 밀수·탈세 혐의 조사에 들어갔고 대한항공 본사와 총수 일가 자택 세 곳을 압수수색했다. 국토교통부는 미국 국적인 조 전 전무가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에 임원으로 재직해 항공사업법을 위반했다며 감사를 진행 중이다. 진에어 항공면허 취소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노총은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퇴진한 지 4년 만에 또다시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이 드러났고, 급기야 밀수 의혹까지 폭로됐다”며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자회사 사장으로 선임된 전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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