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이 이달 2일 신규팀장 선발시험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26명이 합격했다. 그런데 시험에 응시한 전·현직 노조간부 5명의 이름은 없었다. 올해만의 문제는 아니다. 팀장 선발시험이 도입된 2008년 이후 지난 10년간 노조간부 출신 합격자는 단 한 명도 없다.

8일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지부장 김혜란)는 “병원이 10년간 신규팀장 선발 과정에서 노조간부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며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반발했다. 전남대병원 인사규정에 따르면 초급간부 발굴을 위한 신규팀장 선발시험은 서류전형(20%)·다면평가(20%)·일반면접(40%)·병원실무면접(20%)을 합산해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자를 정한다. 면접 비중이 60%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김혜란 지부장은 “면접 과정에서 일부 면접관이 ‘중요한 부서인데 노조활동을 해도 되느냐’며 노골적으로 반노조 질문을 했다”며 “면접관이 색안경을 쓰고 있는데 시험이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지부에 따르면 팀장 선발시험이 다가오면 노조 탈퇴가 줄을 잇는다. 이번 합격자 가운데 간호직종의 경우 노조 조합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지부는 “수간호사들이 ‘팀장 선발시험을 준비해야 하는데 노조를 하면 되겠냐’는 식의 압박을 줬다는 의혹이 있다”며 “노조 탈퇴를 유도하는 등 부당노동행위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병원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노동위원회에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병원측은 “신규팀장 선발시험은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전·현직 노조간부 5명이 불합격한 것을 두고 부당노동행위라고 문제제기하는 것은 객관성과 타당성을 갖춘 정당한 절차를 폄훼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병원 관계자는 “객관적이고 정당한 과정으로 팀장 선발 과정을 거쳤는데 노조가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니 황당하다”며 “노조 탈퇴 유도행위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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