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노사가 2017년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금융지주 노동자들이 김정태 회장 퇴진을 요구하면서 불거진 최악의 대치 국면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양대 금융부문 노조가 꾸린 하나금융지주적폐청산공동투쟁본부를 유지하는 이유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은행장실에서 2017년 임단협 합의안 조인식을 개최했다.

하나은행 정규직의 지난해 임금은 총액 대비 2.65% 인상된다. 저임금직군(무기계약직)은 5.3% 오른다. 정규직과 저임금직군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회사는 임금인상분을 5월 중 소급해 지급한다.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노사는 특별합의에 따라 노사공동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한다. 하나은행은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해 출범했다. 지난해 1월에는 2개 노조가 통합해 지부를 꾸렸다. 인사·급여·복지제도는 통합되지 않아 출신 은행에 따라 처우가 달리 적용되고 있다. 노사는 조직 간 격차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9월 말까지 인사제도 통합안을 마련한다.

은행은 지난해 미지급한 성과급인 기본급 148%를 지급하고, 승진·승급 인사 규모를 늘린다. 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김정태 회장 퇴진을 요구하며 매주 열었던 수요집회와 올해 1월부터 시작한 본점 앞 컨테이너 투쟁을 중단한다.

이번 노사합의로 최악의 노사갈등이 봉합됐다. 다만 김정태 회장 채용비리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갈등이 재현할 수 있다. 금융노조와 사무금융노조는 하나금융지주적폐청산공투본을 해체하지 않고 사태를 주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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