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자회사인 홈앤서비스의 인터넷·IPTV 설치·수리기사가 작업 중 쓰러진 지 3일 만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회사의 실적압박이 낳은 산업재해라는 주장이 나왔다.

1일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에 따르면 홈앤서비스 대전지역 ㄱ고객센터 소속으로 일하던 설치·수리기사 A(38)씨가 지난달 26일 아파트 계단 중간단자(IDF)함에서 포트 연결작업을 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흘 만인 같은달 29일 오후 유명을 달리했다.

지부는 “A씨는 30대로 평소 지병이 없었다”며 “이번 사고는 그동안 노조가 줄기차게 제기했던 회사의 실적압박·과도한 업무·부실한 안전지침이 낳은 산업재해”라고 주장했다.

지부는 “홈앤서비스는 지난해 7월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고용한 뒤에도 평가기준을 그대로 둔 채 노동자들에게 실적을 압박했다”며 “A씨가 소속된 고객센터에서도 관리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그룹채팅방에서 실적 점수를 지속적으로 공개하며 압박했는데, A씨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부 관계자는 “A씨가 의식을 잃은 시간은 지난달 26일 오후 4시에서 4시30분 사이로 추정되는데, A씨가 이 아파트 이삿짐센터 직원에게 발견된 시각은 이날 오후 4시40분께”라며 “만일 2인1조로 작업을 했다면 곧바로 조치를 취해 A씨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부는 “이번 사고를 산재로 인정하고, 위험작업 때 2인1조 근무와 실적 강요 금지·표준업무 할당·인원충원 같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홈앤서비스는 지난달 30일 사내 전산망에 게시한 애도의 글에서 “(A씨가) 건강상 이유로 사망했다”고 표현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