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북한이 다음달 핵실험장 폐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서울 표준시보다 30분 늦은 평양 표준시는 서울 표준시에 맞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골자로 한 4·27 판문점 선언에 합의한 뒤 후속조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변국 정상에게 전화로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북한 “핵실험장 폐쇄 직접 와서 보라”=청와대는 2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다음달 북한 핵실험장을 폐쇄할 때 대외에 공개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일부에서 못 쓰게 된 핵실험장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시설보다 더 큰 2개 정도가 더 있고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다”며 “문 대통령은 즉시 환영하면서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 초청 시점 등 일정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의 핵실험장 폐쇄와 대외공개 천명은 앞으로 논의될 북한 핵 검증 과정에서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평양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에 맞추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히 남북정상회담을 하면서 “평화의집 대기실에 서울시간과 평양시간에 맞춘 시계 두 개가 걸려 있어 가슴이 아팠다”며 “북과 남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가 먼저 바꾼 것이니 원래대로 돌아가겠다”며 “대외적으로 발표해도 좋다”고 말했다.

윤영찬 수석은 이와 관련해 “표준시 통일은 많은 행정적 어려움과 비용을 수반하는 문제임에도 김 위원장이 이렇게 결정한 것은 국제사회와의 조화와 일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이자 향후 예상되는 남북과 북미 간 교류·협력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시기·장소 논의=남측에서도 후속조치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 정상들과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했다. 문 대통령은 28일 밤 9시15분부터 10시30분까지 1시간15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 덕분이라고 사의를 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확인한 것은 남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두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합의할 수 있도록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며 “북미정상회담을 가급적 조속히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고 장소의 경우 두세 곳으로 후보지를 압축하면서 각 장소의 장단점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29일 오전 10시부터 45분간 아베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합의로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데 공감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움직임이 전향적”이라며 “판문점 선언이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했다.

◇장성급 군사회담·적십자회담·고위급회담 줄줄이=통일부는 이날 오후 4·27 판문점 선언 후속조치 점검회의를 열고 합의사항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조만간 장성급 군사회담·적십자회담·고위급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북한과 협의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5월 중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못 박았다. 다른 회담들도 5월 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군사적 긴장완화를 시작으로 8·15 이산가족 상봉과 2018년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 철도·도로 연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협력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남북정상선언 이행추진위원회’로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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