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S노조는 이번 파업에서 정관개정안 통과가 합의됨에 따라 CBS 운영과 관련해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47년 CBS 역사에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노조 파업이 임단협 결렬로 시작됐지만 밑바탕에는 권호경 사장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고 사장 선임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관개정안 통과가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다. 이번 CBS 정관개정안은 사장청빙위원회제도와 전문인이사제도의 도입과 경영자문위원회제도 신설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장청빙위원회(7인)는 직원대표 3인이 참여하게 됐으며 교단파송이사들로만 구성된 재단이사회에도 방송과 경영 등에 전문성을 갖춘 전문인 이사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CBS노조 파업 265일 동안 이탈한 조합원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신앙을 중심에 둔 노조의 '단결'은 파업을 이끈 주된 원동력이었다. 파업이 9개월 째로 접어든 지난 6월 3일 노조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중재안을 전격 수용하겠다는 중대 결단을 내렸다. 이와 함께 '기본 근무자'인 기술, 엔지니어 직원들을 포함해 200여 전 조합원은 18일부터 '올바른 해결'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단식이 길어지면서 병원으로 후송되는 조합원들이 하나 둘씩 발생했고 26일 새벽 타결이 되자마자 '가까스로' 참아왔던 기술국 엔지니어 조합원 두 명이 쓰러지는 등 서울 주조정실 근무자만 9명이 병원으로 실려간 상태. 이렇듯 CBS노조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다.

○… 언론사 사상 최장 파업 기간이었다는 점과 함께 CBS노조 파업투쟁이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연대'에 있다. 지난 1월 16일 CBS 청취자·시민단체 관계자들이 'C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C사모)'을 결성해 'CBS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C사모는 CBS로부터 일방적 해촉을 당한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의 진행자 정태인씨가 참여하면서 더욱 활기를 띄었다. 이들은 'CBSLOVE'라는 홈페이지를 개설,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경로를 통해 'CBS 정상화와 권호경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1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3월 28일에도 언론노조 등 35개 단체가 'CBS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해 활동에 나섰다. 9개월 동안 무노동무임금 파업 투쟁으로 조합원들의 생계가 어려움에 놓이자 언론노조 산하 신문, 방송 노조들이 연대성금을 보내 어려움을 극복하기도 했다. 여기에 대한성공회 사제들까지 'CBS 정상화 촉구'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연대 움직임이 이곳저곳에서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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