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에게 "대표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노사정 대화로 한국지엠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카허 카젬 사장은 “실효성이 있는지 의심된다”며 에둘러 거부 의사를 보였다.

김호규 위원장과 카허 카젬 사장은 16일 오후 한국지엠 부평공장 사장실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두 사람이 직접 만나 대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은 노사 간 논의와 사정 간 논의가 갈라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해관계자 모두의 원만한 타협과 합의를 위해 금속노조·한국지엠·정부가 책임 있는 노사정 교섭을 해 보자”고 말했다.

노조 한국지엠지부와 회사의 임금·단체협약 교섭, 회사와 정부측 줄다리기로 나뉘어 있는 한국지엠 관련 논의를 일원화하자는 취지다.

카허 카젬 사장은 그러나 “노조 요구에 감사드리지만 현재 지부와 협상 중이고 노조 부위원장도 참여하고 있다”며 노사정 교섭에 뜻이 없음을 밝혔다.

김호규 위원장은 “한국지엠 부도·법정관리 이런 표현이 언론에 나옴으로 인해 국민 정서가 악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노사정 협의체를 요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카허 카젬 사장은 “3자 협의기구는 좋은 구상일 수 있으나 실효성이 의심된다”며 “우리는 한국 정부와 경영정상화 계획을 투명하게 공유했고, 직원과도 투명하게 공유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가 상당히 진전됐고 이제 결정의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대자동차는 어려운 조건에서도 6천명을 정규직화했다"며 "한국지엠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사내하청 불법파견 문제에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측은 재정상황을 언급하며 거절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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