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장기 고공농성 중인 파인텍(옛 스타케미칼)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팔을 걷고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15일 오후 서울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섯 달이 넘는 극한의 고공농성이 진행되는데도 주무부서인 노동부가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파인텍지회 조합원 두 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날까지 155일간 열병합발전소 75미터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지회 사무장이다.

파인텍 모회사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이사는 2014년 파인텍 전신인 스타케미칼 공장을 폐쇄하고 이듬해 지회와 공장 재가동에 합의했다. 차광호 지회장이 앞서 진행한 408일간의 고공농성이 만든 결과였다. 파인텍은 2016년 1월 해고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해 세워졌다. 하지만 공장 가동 8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두 명의 노동자가 고용보장과 노조 인정,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또다시 하늘로 오른 이유다. 김세권 대표가 지회와의 교섭을 회피하면서 사태해결이 늦춰지고 있다.

고공농성자들의 건강은 악화했다. 올해 1월에 이어 이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홍종원 의사와 길벗한의사회 오춘상 한의사가 두 노동자의 건강을 검진했다. 이들은 "겨울이 지나 걱정한 것보다는 덜하지만 농성자들의 위장·근골격계 상태가 좋지 않다"며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도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노동부는 사태해결에 소극적이다. 심지어 공공기관인 서울에너지공사는 법원에 퇴거가처분신청을 냈다. 농성자들은 1인당 50만원씩 하루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노조는 "고공농성자들을 방치하고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에게 법 집행이라는 미명으로 자행하는 협박이 있는 한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은 절대 올 수 없다"며 "노동부는 김세권 대표가 교섭에 나올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하고, 가처분신청과 과태료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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