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차바이오텍 주식을 관리종목 지정 직전 모두 처분해 19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의혹이 있다"며 금감원에 DB금융그룹(옛 동부그룹) 조사를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2016년 차병원그룹 계열사인 차바이오텍 주식 10억원치를 구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2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그런데 김 부사장은 관리종목 지정 전 주식을 처분해 19억여원의 차익을 얻었다. 그는 차광렬 차병원그룹 총괄회장의 사위이자 김준기 전 DB금융그룹 회장 아들이다.

김 부사장이 차병원그룹 내부정보를 통해 차바이오텍 경영부실 상황을 파악했고, 관리종목 지정으로 주가가 곤두박질하기 직전에 주식을 내다팔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차병원그룹 차원에서 발생한 문제인데 노조는 왜 DB금융그룹 금감원 조사를 요구했을까. 노조 DB금융투자지부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경영승계를 위해 김 전 회장으로부터 그룹 지분을 넘겨받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장인 회사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도한 의혹에 비춰 봤을 때 DB금융그룹 지분승계 과정 역시 정당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며 "금감원은 오너일가의 부도덕함 극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DB금융그룹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을 도입한다. 그룹 부실 위험요인을 미리 감독하겠다는 것이다. 삼성·한화·교보생명·미래에셋·현대자동차·DB·롯데 등 7개 그룹 97개 계열사가 감독대상이다.

노조는 성명에서 "김 부사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자숙해야 한다"며 "김기식 금감원장은 DB금융그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감독으로 달라진 금감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김 부사장 아버지인 김준기 전 회장은 여비서를 상습적으로 강제추행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영장집행을 피해 해외도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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