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IT기업인 네이버에 노조가 세워졌다.

2일 노동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동자들은 최근 노조를 만들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네이버 설립 19년 만에 생긴 첫 노조다. 화섬노조 네이버지회가 정식 명칭이다.

IT업계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이 노조결성 배경이 됐다. 화섬노조는 “네이버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에게는 프로젝트가 끝나자마자 새로운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었고, 제대로 된 휴식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났다”며 “일의 대가가 포괄임금제로 주어져 자다가도 새벽에 밴드로 업무지시를 받았고, 심지어 휴가를 가서도 지시를 받고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성장하는데 노동자 처우는 그렇지 못하다는 불만도 노조설립 기폭제가 됐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은 4조6천784억원으로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직원 처우나 복지수준은 회사 성장을 못 따라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회 전신 격인 사원협의회에서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최근 네이버가 외부 청탁대로 스포츠뉴스를 재배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정성 시비에 휩싸인 것도 노조결성에 힘을 실었다. 유사 규모·업종 노동자들의 노조 조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직원뿐 아니라 자회사·계열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네이버웹툰·네이버랩스·라인플러스·네이버아이앤에스에 소속된 노동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지회는 △신뢰받는 네이버 만들기 △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 △IT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연대를 활동 방향으로 제시했다. 지회는 이날 발표한 선언문에서 “네이버의 엄청난 성장에도 복지는 뒷걸음질하며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변화가 필요하며, 그 변화는 노조가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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