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산업노조 조합원들이 2일 서울 구로구 이마트 구로점 앞에서 지난달 31일 밤 계산업무를 보던 중 쓰러져 사망한 직원 권모씨를 추모하고 이마트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살릴 수 있었다. 이마트가 책임져라!"

2일 오후 서울 구로구 이마트 구로점 앞에서 검은색 복장을 한 여성·청년들이 줄지어 서서 구호를 외쳤다. 노란색 이마트 유니폼을 입은 노동자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2일 마트산업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밤 10시32분께 서울 구로구 이마트 구로점에서 계산업무를 하던 권아무개(47)씨가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10분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노조 관계자는 "권씨가 쓰러져 있는 동안 매장에 관리자와 보안사원이 있었지만 구급차가 오는 10분 이상의 시간 동안 생명을 살리기 위한 어떠한 응급조치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보다 못한 고객이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죽음을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권씨는 2009년 이마트에 입사했다. 남편과 두 자녀를 두고 있으며 평소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인근 병원에서 발인을 마친 고인은 운구차를 타고 죽기 전까지 일했던 이마트 구로점에 잠시 들렀다. 노조 조합원과 시민·사회단체는 고인의 죽음을 기리는 추모식을 열었다. 노동자들은 권씨가 일하다 쓰러진 계산대 앞에서 머리를 숙였다.

노조는 지회가 있는 전국 매장에서 권씨 죽음을 알리는 선전전을 했다. 주요 매장에는 분향소를 설치했다. 지난달 28일에는 경기도 남양주 이마트 다산점에서 무빙워크를 수리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이아무개(21)씨가 기계에 끼여 숨졌다.

이마트측은 "현장 관리자가 권씨가 쓰러지는 것을 확인하고 119에 바로 신고했다"며 "보안 담당자가 119 구급대원과 통화를 하면서 지시대로 기도 확보와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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