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23일 주주총회를 열어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여부를 결정한다. 하나금융지주도 같은날 서울 중구 본점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해 김정태 회장 3연임 안건을 처리한다. 금융 노동계는 "주주총회 이후 금융개혁 투쟁방향을 정하겠다"며 주시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22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금융산업 적폐 청산을 위해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선임 시스템을 개혁하고 김정태 회장 3연임을 반대하는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KB국민은행지부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대표이사를 배제하고 정관계 인사의 이사 선임을 금지하는 정관 개정안과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제안한 상태다. 지주 회장의 셀프연임을 막고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KB금융지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지부의 주주제안 안건을 모두 반대하기로 했다. 공단은 지난해 11월 지부가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을 때는 찬성했다. KB국민은행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실망스런 결정으로 지부의 주주제안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졌다"며 "현장에서 주주들을 최대한 설득하고, 설사 통과되지 않더라도 지배구조를 민주적으로 개선하고 노동자 목소리가 경영에 반영되도록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 여부도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올해 1월22일 김 회장을 회장 최종후보로 낙점했다. 이후 하나금융지주는 채용비리가 적발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채용비리를 밝혀낸 금융감독원과 하나금융이 마찰하는 과정에서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KEB하나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낙마했다. 하나금융은 최 전 원장 정보를 흘린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노동계는 김 회장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금융당국은 하나은행 특별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하나금융지주 주식 9.64%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김 회장 3연임 안건에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74%가량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임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참여연대와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23일 오전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중구 하나금융지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회장 3연임 안건 반대의결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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