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정부의 법정관리 압박과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예고에 파업으로 맞선다.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지회장 고민철)는 21일 오후 경남 창원 진해구 STX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자구안은 회생대책이 아니라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19일 지회에 공문을 통해 자구계획 이행방안을 통보했다. 정부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인력 40%를 줄이라고 한 요구에 대한 후속조치다.

정부는 STX조선해양이 요구를 거부하면 법정관리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회사가 마련한 자구안에는 △소형가스선 중심 수주 확대 △불용자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 방안이 담겼다. 생산직 인건비 75%를 줄인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를 인원으로 환산하면 500여명이다.

STX조선해양 전체 노동자가 1천300여명인 것으로 감안하면 정부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셈이다. 회사는 지회와 논의 없이 자구계획 이행방안을 확정했다.

지회는 “조합원 고용과 관련한 조치를 이행하려면 노조와 합의해야 하는 단체협약이 있음에도 회사가 불법을 저질렀다”고 반발했다.

회사는 이달 말까지 100여명을 목표로 희망퇴직을 접수한다. 나머지 400여명은 아웃소싱 전환을 추진한다. STX조선해양은 배 15척을 수주한 상태다. 지회는 "인력충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STX조선해양 부채비율은 2016년 5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지난해 9월 76%로 올라섰다.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

지회는 22일과 23일 2시간 부분파업을 한다. 26일에는 전면파업에 들어간다. 지회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하려면 기업전망을 놓고 옳고 그름을 따져 범위를 정해야 한다”며 “사측과 채권단이 자구계획이라는 폭력으로 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STX조선해양은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적 구조조정을 포함한 고강도 자구계획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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