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동조선해양과 한국지엠, 금호타이어 등 금속노조 소속 구조조정 사업장 노동자들이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해외매각 철회와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기회는 평등하지 않았다. 과정은 공정하지 못했다. 결과는 정의롭지 않았다."

20일 오후 강기성 금속노조 성동조선해양지회장이 청와대를 향해 외친 말이다.

금속노조(위원장 김호규)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 구조조정 사업장 1박2일 공동투쟁 시작을 알리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 금호타이어지회·성동조선해양지회·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부평·군산·창원) 조합원 1천여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3월과 올해 1월 창원과 거제를 방문해 “중소형 조선사를 살리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그러나 이달 8일 성동조선해양을 법정관리하고, STX조선해양에 대해 40% 인력감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계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2009년 이후 2천400여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군산공장 폐쇄로 비정규직 추가해고는 물론 정규직 일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다. 한국지엠 정규직 2천500여명은 최근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2018년 초입인데도 전국 사업장들이 구조조정으로 흔들리고 있다”며 “정부가 일자리를 지킬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한 채 ‘일자리 늘리기’를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자에게 희생만 요구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라면 전체 조합원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합원들은 공동투쟁을 선언한 뒤 청와대로 향했다. 결의대회가 이어졌다. 강기성 지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1년 희망고문 끝에 뒤통수를 친 것도 모자라 노동자 등에 칼을 꽂는 정책을 내놓았다”며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며 기자들에게 문자로 ‘인터넷도, 생방송도 안 된다’는 문자를 보냈는데, 이게 문재인 정부의 소통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과정은 공정하지 않고, 결과는 정의롭지 못한 결정을 내렸다"며 "구속을 각오하고 문재인 정부가 내리친 칼날을 되돌려 주겠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는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산업은행 앞과 광화문광장에서 노숙농성을 했다. 21일에는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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