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태움 문화(병원 내 괴롭힘)' 논란을 샀던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자살사건 내사를 종결했다. 유가족들은 “경찰의 일방적인 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9일 "참고인 등을 조사한 결과 간호사 박아무개씨의 극단적 선택과 병원 내 괴롭힘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족과 박씨의 남자친구, 동료 간호사 등 17명을 참고인으로 조사하고 박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살폈다. 병원 CCTV 영상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반발했다. 유가족을 돕고 있는 간호사 A씨는 이날 “박 간호사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충실히 진행됐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며 “태움을 비롯한 구조적 문제와 함께 사건 하루 전 의사의 부적절한 언어폭행이 있었던 정황을 파악하고 경찰에 항의하고 제보된 문자 등을 제시했지만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달 19일 내과계 중환자실(MICU) 한 간호사가 제보한 SNS 메시지에 따르면 주치의가 박씨에게 (의료 실수와 관련해) 고발하겠다고 얘기하는 등 고인을 압박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인과 유가족이 나눴던 대화에서 프리셉터(교육을 담당하는 선배 간호사)가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충분히 교육을 해 주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설 연휴였던 지난달 15일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간호사연대는 이달 24일 오후 6시 서울아산병원 인근 성내천다리에서 2차 추모 집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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