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들러리 복직을 사양한다. 함께 살겠다.”

15일 오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 16명의 해고자가 나란히 섰다. 이들은 절반의 확률로 공장으로 돌아가는 길을 마다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이날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들러리 복직 시도를 당사자들이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다음달 시행되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앞두고 26명을 충원한다.

쌍용차는 이 중 8명을 해고자 몫으로 배정했다. 전체 해고자는 130명이다. 지부·쌍용차노조·회사는 2015년 희망퇴직자·해고자와 희망퇴직자·해고자 자녀를 각각 30%·30%·40% 비율로 채용·복직한다는 데 합의했다. 회사는 해고자 몫의 두 배인 16명에게 “복직을 위해 면접을 보자”고 개별 통보했다. 면접시간은 기자회견을 한 이날 오전 11시로 잡았다. 16명의 해고자들은 면접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 "조합원 내부를 가르고 10년의 고통을 안고 가는 동료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면서 복직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부는 "면접을 보라는 회사 연락에 아내 축하전화를 받고, 늙은 노모가 기뻐서 버선발로 뛰어나왔다는 조합원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해고자들과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지부와 회사는 지난달 20일부터 해고자 복직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6차례 실무교섭을 했다. 지부의 해고자 전원복직과 복직시기를 명시하라는 요구에 회사가 응하지 않으면서 대화가 멈춘 상태다.

지부는 “김득중 지부장이 네 번째 단식으로 피와 살이 타들어 가는 날들을 보내는 상황에서 회사가 해고자 분열공작을 편 것”이라며 “면접을 거부한 해고자들과 함께 쌍용차 전체 해고자가 함께 사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 관계자는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키려면 앞서 정한 비율에 따라 434명을 채용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불확실한 자동차산업의 여건과 15만대 규모의 생산량을 감안하면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키거나 시기를 명시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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