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노동뉴스 자료사진
서울교통공사 지축차량기지 식당에서 20년 넘게 일한 최아무개(55)씨는 이달 1일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공사측은 지난 12일부터 주 6일 일하던 식당 조리원들 근무시간을 주 5일제로 단축한다고 했지만 노동자들은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인력은 충원하지 않고 근무시간만 단축하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최씨는 “전체 인원은 그대로인데 하루에 일하는 근무인원만 줄였다”며 “이런 근무형태면 휴가조차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업무직협의체와 공사 소속 식당 조리원들은 13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규직 전환을 틈탄 노동강도 강화 꼼수에 반대한다”며 “적정인력을 충원하라”고 요구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달 1일 무기계약직이던 조리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노동시간단축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 차량기지 식당 조리원들은 그동안 3교대로 일했다. 공사 직원들의 하루 세 끼 식사와 간식까지 책임진다. 이들은 평일 5일 근무하고 주말에 하루를 더 일한다. 주 6일제다. 공사측이 내놓은 근로시간단축안은 근무체계를 4조2교대로 개편하는 것이다. 평일 4일을 근무하고, 주말에 하루를 근무하는 주 5일제다.

노동자들은 “3교대를 2교대로 줄이면 근무 인원이 적어져 노동강도가 강화된다”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근무형태 변경”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조리원 1인당 식사 인원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병원이나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공사는 조리원 1인당 식사 인원이 터무니없이 많다”며 “형평에 맞는 기준을 마련하고 인력을 충원하라”고 요구했다.

협의체 관계자는 “주 5일 근무로 초과근무수당이 사라지면 임금 하락이 우려된다”며 “현장 인력충원이 어렵다면 인력충원 시점까지 조리원들의 초과근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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