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한국노총이 창립 일흔두 돌을 맞았다. 노동운동가들과 노·사·정 인사들은 창립기념식에 참석해 "한국노총이 200만 조직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한 소통과 대화를 강조했다.

“200만 조직화로 노동존중 사회 실현”

한국노총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창립 72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날 행사를 열었다. 김주영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1946년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대한노총)에서 출발해 많은 굴곡의 역사를 겪었다”며 “선배님들이 72년 역사를 쌓아 주셨듯이 한국노총이 더욱 건강하고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0만 조직화를 통한 노동자 권익보호와 사회양극화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2천만 노동자 중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가 10% 남짓에 불과하다”며 “한국노총 중앙과 산별·지역의 모든 조직이 하나가 돼 미조직·비정규직·중간노조 조직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올해를 200만 한국노총 원년으로 삼고 노조 조직률을 높여 노동자 권익을 보호하고 사회양극화를 줄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인상 전 한국노총 위원장은 "조직화를 위한 화합과 단결"을 주문했다. 박 전 위원장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려면 100만을 넘어 200만, 300만 조직이 돼야 한다”며 “김주영 위원장이 앞장서고 산별과 시·도 지역본부, 단위노조가 하나가 돼 단결할 때 조직확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대화 위한 소통·화합 강조”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정부와 국회·재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사회적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김주영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지난해 9월 새로운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이후 해를 넘겨 비로소 사회적 대화기구 재편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열렸다”며 “어렵게 사회적 대화가 다시 시작된 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성숙한 사회적 대화가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은 “한국노총은 노사관계 역사의 산증인이자 경영계와 함께 국가와 사회발전을 이끌어 온 동반자”라며 “대화와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 노사상생 문화가 산업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좋은 친구인 한국노총과 진정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은 “사회적 대화에서 정부가 앞장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모든 문제는 사회적 대화 틀에서 노사 주도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도 “새 정부 출범 이후 중앙단위부터 현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적)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마음으로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이 개선될 수 있도록 현장에 기반을 둔 노동정책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기념식에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이용득·홍영표·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이 함께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노동존중 없이는 경제는 물론 민주주의도 성장·발전할 수 없다”며 “노사정 사회적 대화 틀이 가동됐으니 더불어민주당도 한국노총과 함께 우리 사회 희망의 끈을 만드는 데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한국노총 출신 김성태·문진국·임이자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전체 국회의원에게 초대장을 보냈다"며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같은 시간에 경제파탄대책특위 회의와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이자 의원은 지난 8일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 참석했다"며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모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일정 때문이지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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