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카드·증권사 등 2금융권에서 일하는 여성이 임원이나 부서장 자리에 오를 확률이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이 4.3%에 불과했다.

7일 사무금융노조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2금융권 59개사의 여성인력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여성노동자의 승진 기회가 제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조사대상 59개 사업장 전체 직원은 7만여명으로 이 중 여성노동자는 2만7천700명(41.3%)으로 집계됐다. 직장 내 여성 비율은 1년 전(43.5%)보다 낮아졌다.

임원이나 부서장 같은 고위급 자리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부서장 직급의 관리자 3천500여명 중 여성의 비율은 243명(6.9%)에 불과했다. 전체 임원 940명 중 여성은 40명으로 4.3%에 불과했다. 1년 전 같은 조사와 비교 했을 때 부서장 비율은 0.2%포인트 늘어났지만 임원 비율은 0.1%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여성노동자(2만7천700명) 중 부서장 비율은 0.88%, 임원은 0.14%에 머물렀다. 반면 전체 남성노동자(4만2천300명) 중 부서장과 임원 비율은 각각 7.7%와 2.1%다. 남성이 여성보다 승진할 확률이 10배가량 높다는 의미다.

금융권 여성노동자의 승진이 제한되는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노조는 채용과 승진에서 여성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 여성임원 목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는 이 같은 제도를 민간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법·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은정 노조 교육국장은 "금융권 직원들의 성비를 고려할 때 구조화된 성차별 해소를 위한 근본적 인식 전환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일자리위원회와 여성가족부 산하 양성평등위원회에 여성노동자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열리는 민주노총 전국여성노동자대회와 남녀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 STOP 조기퇴근' 시위에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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