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항공 자회사 노동자 죽음 이후 민간 항공사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장시간 노동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원청 항공사와 하청 자회사, 외주 위탁으로 이어지는 잘못된 원·하청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항공기 지상조업 노동실태와 개선방향 워킹페이퍼를 통해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에서 장시간 노동이 만연하고 비정규직 등 나쁜 일자리가 양산되는 이유는 재벌 모회사인 대한항공과의 원·하청 관계가 시발점”이라며 “민간이든 공공이든 소속에 상관없이 비행기의 안전한 운행과 승객 편의를 위해 노력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한항공은 비행기 지상조업 업무를 자회사인 한국공항에 위탁한다. 한국공항은 3천여명을 직접고용하고 20개 외주위탁업체를 통해 2천800여명을 간접고용하는 다단계 구조다. 한국공항의 항공운수보조 사업매출 대비 항공편수당 단가 추정치를 보면 단가는 매년 하락했다. 이영수 연구위원은 “전체 비용에서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 특성상 자회사에 대한 경영압박이 소속 노동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을 민간 항공사 노동자 노동조건 개선으로 이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위원은 “공공부문 성격이 강한 공항사업을 민간기업이라는 이유로 정부가 손을 놔서는 안 된다”며 “공공성 강화를 위해 정부나 국회가 개선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민주한국공항지부는 조업 인원 28%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2010~2016년 항공기 조업편수가 28% 증가하고 조업매출액이 23% 오르는 동안 조업 인원이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부는 “대표이사로 몇 년 왔다 가는 사람이 실적을 챙기려고 현장을 죽이고 있다”며 “경영진은 회사 직원이 왜 목숨을 잃었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