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며칠 전 청년유니온 임원선거가 마무리됐고 김병철·김영민 후보가 각각 위원장과 사무처장으로 선출됐다. 김병철 위원장 당선자는 2010년 당시 열여덟 살 나이에 조합원이 돼 지금에 이르기까지 8년의 시간 동안 청년유니온과 함께 성장했다. 청년유니온이 넘어온 굵직한 현안과 현장에 자연스럽게 함께했고 온몸으로 경험을 축적했다. 가까이서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한 바로는 현장을 향한 진정성과 전망에 관한 통찰력이 매력이다. 청년유니온 조합원·동료들과 함께 힘을 모아 조직을 잘 가꿔 나갈 적임자라고 확신한다.

김영민 사무처장 당선자는 청년유니온의 ‘라이징 스타’다. 촛불정국이라는 정치적 격변이 작동한 지난해 초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이 됐고 대선을 전후해서는 중앙정부를 둘러싼 청년·노동의제 대응을 관장했다. 복잡한 시기에 조직에 합류해 어려운 사업을 도맡은 셈이다. 특유의 사려 깊음과 진중함으로 조직에 융화돼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청년유니온 활동 2년차에 임원으로 당선됐으니 앞으로의 활약이 더 주목된다. 24일 총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임원진과 집행부가 5기 청년유니온 임기를 시작한다. 청년유니온의 향후 전망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청년유니온 임원선거 후보들이 선거운동 시절 내건 슬로건은 ‘당신의 일터에서 변화를 일으키다’였다. 솔직한 심경으로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곱씹을수록 의미 있는 문장으로 다가온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어두웠던 지난 시기를 딛고 촛불을 거쳐 새 정부가 출범했으니, 이제는 상층부 정치권력 교체를 넘어 사회구성원들의 삶이 숨 쉬는 일터와 현장의 구체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실현해 나가는 것이 마땅하다.

청년이 바라는 일터의 모습은 최근 뚜렷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능력의 성장이 이뤄지고, 민주적인 조직문화에서 평등한 관계, 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통한 적절한 근로시간과 휴식권 보장 등 섬세한 요소들을 기대하고 있다. 대기업 신입사원 10명 중 1명이 1년 이내에 퇴사하는 점을 놓고 봐도 단순히 높은 임금만이 청년이 바라는 일터의 조건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

남는 것은 어떻게 일터의 변화를 실현해 나갈 것인지의 문제인데, 사실 ‘당신의 일터에서 변화를 일으키다’는 슬로건은 대단히 난해한 목표다. 왜냐하면 일터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은 개별 사업체에 무수히 노동조합이 생기는 것인데, 오늘날 노동 현장에서 이게 말처럼 쉬웠다면 청년유니온 같은 독특한 형태의 노동조합은 출범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청년유니온이 일터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일터를 넘어 보편적인 청년들의 일터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사회적·정치적 수단들을 동원해야 하며 이를 위한 내적 역량과 경제사회 전반에 대한 규제력을 갖춰야 한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이 길을 굳이 가 보겠다고 날뛰는 것이 청년유니온의 매력이다.

출범 때부터 바람 잘 날 없었던 청년유니온이 어찌어찌 시간의 무게를 이겨 내고 10년을 바라보는 조직이 됐다. 조합원과 후원회원, 지지자 분들의 성원이 없었더라면 나도 지금 이 자리에서 ‘임기를 마치며’라는 제목의 글을 쓸 수도 없었을 것이다.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감사 인사를 드린다.

청년유니온 위원장 (cartney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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