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일반노조

올해 2월부터 동국대 청소용역을 맡은 업체가 파업 중인 청소노동자들에게 ‘근로계약을 맺지 않으면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자들은 “새로운 용역업체는 ‘노조 깨기’로 알려진 곳”이라며 “인원을 충원하고 해당 업체를 퇴출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일반노조 동국대시설관리분회는 7일 정오 동국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동국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정년퇴직으로 생긴 빈 자리를 충원하라고 요구하며 본관 총장실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농성 중이던 지난달 말 기존 용역업체가 계약만료로 사라지고 태가비엠과 그린씨앤에스가 계약을 맺었다. 노동자들은 두 용역업체와의 근로계약을 거부하고 있다.

태가비엠은 지난 5일 노동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태가비엠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길 바란다고 고지한 바 있다”며 “다시 한 번 해당 사항을 고지해 드리니 7일까지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불필요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 바란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업체가 사실상 해고를 예고한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파업·농성 중인 가운데 학교가 굳이 부당노동행위로 논란이 된 태가비엠을 용역업체로 선정한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반발했다.

태가비엠은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기피 목록에 자주 오르는 업체다. 노동계는 지난 6일에도 신촌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채용과정에서 업체가 특정 노조 가입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해당 용역업체도 태가비엠이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2016년 세브란스병원에 태가비엠이 들어온 뒤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만들어졌는데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돼 왔다”며 “태가비엠과 수년째 노사관계를 맺고 있는 고대안암병원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일반노조는 “학교 당국은 입찰과정을 노조와 재학생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며 “만약 노조파괴 공작의 일환으로 이 업체가 선정됐다면 속히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운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태가비엠 관계자는 "다른 데에서 싸웠다고 악덕(업체)이라고 주장하는데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부터 새로 청소용역을 맡게 된 만큼 당연히 사람을 쓸 수밖에 없는데 노동자들은 근로계약도 맺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기존 노동자와 계약을 맺지 않고 다른 지원자랑 근로계약을 맺을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동국대는 퇴직한 자리를 비워 두는 방식으로 청소 노동자 인원을 줄이고 있다. 청소노동자 86명이 하던 교내 미화업무를 올해부터 78명이 하고 있다. 노조는 인원 충원을 요구하며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5차례 총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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