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에 “대우건설 졸속매각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이은영 기자>
대우건설 매각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대우건설 노동자들은 “KDB산업은행이 매각과 관련한 어떠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은 채 밀실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금조달 능력도 안 되는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과정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26일로 예정됐던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다음달로 연기한 상태다.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에 “대우건설 졸속매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부는 “우선협상대상자로 거론되는 호반건설이 제시한 대우건설 지분 40% 인수희망가격은 1조3천억원”이라며 “호반건설은 현금 유동성이 7천억~8천억원 수준인 데다 리조트 매입으로 2천억원의 자금을 집행해야 하는 상황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한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부는 이어 “기업 발전에 책임이 있는 산업은행은 이런 위험성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며 “제대로 검토가 되지 않았다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을 당장 중단하고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부는 산업은행이 최초 매각공고에서 밝힌 지분 일괄매각이 아닌 분할매각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서도 “특혜”라고 반발했다. 지부는 “호반건설은 지분을 분할해 인수하고 잔여지분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후 인수하는 조건을 요구했다”며 “산업은행이 매각 마지막 단계에서 최초 공고한 매각 과정과 조건을 변경하는 것은 특혜매각과 졸속매각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우건설지부장 출신인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대우건설은 15년 동안 세 차례 매각이 진행됐다”며 “과거 우선협상대상자 두 곳을 선정해 공정한 경쟁과 매각 불발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호반건설 하나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려고 하는데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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