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암산업노조(위원장 박옥경)가 25일 오후 전남 광양제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가 대화에 나서 성암산업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속노련
포스코 광양제철소 구내운송업무를 하는 성암산업 노사가 회사 매각과 임금교섭 결렬로 갈등을 겪고 있다. 포스코 외주사인 성암산업은 경영적자를 이유로 3자 매각을 시도하다 원청인 포스코에 작업권을 반납한 상태다. 노동자들은 포스코에 고용안정과 직접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성암산업노조(위원장 박옥경)가 25일 오후 전남 광양제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왜곡된 원·하청 거래관계로 촉발된 성암산업 매각과 임금교섭 결렬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포스코가 노동자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암산업은 지난해 11월 경영적자를 이유로 3자 매각 입장을 발표했다. 2015년과 2016년 연이어 5억~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가 3년 전부터 노후장비를 교체하지 않는 등 시설·설비에 투자하지 않았고, 적자 상황에서도 주주들에게 15억원을 배당했다”고 주장한다.

박옥경 위원장은 “회사는 수십 년 전부터 법인을 분리해 회사 건물과 대지, 정비공장을 지주회사 소모홀딩스에 귀속시켰다”며 “장비와 현장 인력만을 성암산업에 남긴 채 매월 임대료 3천500만원과 매년 정비비 40억원가량을 소모홀딩스에 지급했다”고 비판했다.

회사는 단체협약에 "인수합병이나 매각을 할 경우 3개월 전에 노조에 통보하고 조합원 고용보장을 위해 노력한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매각 발표 직후 노사는 10차례 임금교섭을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회사가 기본급이 아닌 수당 인상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임금교섭이 결렬되고 매각도 뜻대로 되지 않자 지난해 12월26일 포스코에 작업권을 반납했다. 박 위원장은 “작업권 반납은 계약 파기와 달리 작업을 그대로 진행하며 작업과 관련한 권한을 포스코에 넘기는 것”이라며 “포스코에 성암산업 매각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포스코가 과거에 작업권을 반납한 외주사를 분사해 용역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다”며 “조합원들은 분사 없는 100% 고용을 원한다”고 말했다.

정태교 금속노련 조직부장은 “원·하청 불공정거래 속에서 포스코는 구내운송사업을 외주화해 이익이 남지 않을 정도의 비용만을 지불했고, 성암산업은 노동자들을 쥐어짜며 자신들의 배만 불렸다”며 “경영적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원청과 하청 간 핑퐁게임에 노동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박옥경 위원장과 노조간부 5명은 포스코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며 삭발을 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