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노사가 사외이사 선임문제로 다시 힘겨루기를 시작한다.

KB금융그룹 노조협의회와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21일 "협의회와 조합이 공동으로 다시 한 번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개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는 3월23일께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공석인 사외이사(3명)를 선임한다. KB금융 노동자들은 이날 주주총회에 낙하산 인사 이사 배제, 대표이사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배제,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의 내용을 담은 세 건의 안건을 제출할 계획이다. 노동자들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를 사외이사로 추천한다. 협의회와 우리사주조합은 22일부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주제안 발의서를 일반주주와 우리사주조합원들에게 발송하고 위임장을 확보할 예정이다.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한 노동자들의 이 같은 시도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출했으나 부결됐다. 대표이사 권한 약화 정관 개정안도 부결됐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았다. 국민연금측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 등 일부 위원회에 대한 대표이사의 영향력 행사를 막는 것은 사외이사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는 입장을 냈다.

최근 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는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위 평가를 바탕으로 차기 사외이사를 선임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사외이사 예비후보군과 자문위원 선정이 불투명하고 회장이 후보추천위원회에 참가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며 "사외이사 선임 과정이 사실상 회장 손바닥 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와 우리사주조합은 주주제안서와 위임장을 다음달 7일께 KB금융지주에 전달한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은 발행주식 총수의 0.1% 이상을 보유하면 주주제안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은 0.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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