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노조
미세먼지가 시야를 뿌옇게 가린 18일 오후 천주교 인천교구청 앞에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 간부들이 모였다. 이들은 “천주교 인천교구는 인천·국제성모병원 사태를 공식 사과하고 병원 정상화에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에서 온 노조간부와 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 조합원 300여명이 ‘인천성모병원 정상화 촉구 보건의료노조 집중투쟁’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인천교구는 응답하라” “민주노조 사수하라”고 적힌 노란 피켓을 들었다.

노조는 인천교구가 인천성모병원을 인수한 뒤 병원이 직원들을 돈벌이 경영에 내몰고 노조를 탄압해 왔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제성모병원 부원장이던 박문서 신부가 본인 명의로 회사를 만들어 국제성모병원과 내부거래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지난달 26일 인사발령(휴양)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인천교구는 인사발령 뒤 지금까지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병원 경영진은 물러났지만 관리자가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등 여전히 병원현장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명옥 지부 지도위원은 “노조가 매년 인천교구에 병원 문제들을 알리며 해결을 호소하고 대화를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대화조차 해보지 못했다”며 “천주교 인천교구는 이제라도 인천시민에게 사과하고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태를 반복할 거라면 인천교구는 이제 즉각 병원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경고했다.

원종인 노조 인·부천본부장은 “병원은 환자를 유인하기 위해 직원들을 길거리로 내몰아 (병원 홍보) 물티슈를 돌리게 했고, 과장광고로 인천 시민들의 건강 염려증을 자극했다”며 “일반 개인병원도 아닌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대학병원이 비도덕적인 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박문서 신부가 해임되고 새 경영진이 왔지만 병원 관리자들이 기업노조를 만드는 등 더 교묘한 방법으로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힘차게 투쟁해서 정상으로 되돌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를 마치고 인천성모병원 앞에서 퇴근하는 직원과 시민들에게 유인물 나눠 주고 피케팅을 한 뒤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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