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대한항공 기내 청소노동자들이 사측과 올해 임금협약에 잠정합의했다. 최저임금 인상분 16.4%를 전액 기본급에 반영하기로 했다. 남녀 차별 수당도 일부 해소했다.

조합원 총회에서 만장일치 통과

공공운수노조는 14일 “사회적으로 최저임금 꼼수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분 전액을 기본급에 반영한 것은 당연하지만 의미 있는 합의”라고 밝혔다.

한국공항 하청업체인 EK맨파워는 최근 4년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기존 수당을 삭감해 기본급화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없앴다. EK맨파워 직원들로 구성된 노조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지부장 김태일)는 최저임금 지급과 체불임금 청산을 요구하며 지난달 30일 파업을 시작했다. 파업 13일 만인 지난 11일 저녁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이끌어 냈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기본급 16.4% 인상 △여직원 수당 5만원 인상 △각종 직무수당 인상 △노조 사무실 제공에 합의했다. 파업기간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등 민·형사상 고소·고발은 취하한다.

노조는 12일 오후 조합원 총회를 열고 잠정합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김태일 지부장은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투쟁했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다음에 또 싸울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업무에 복귀한 후에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해야 한다”며 “근골격계질환 같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근무환경 개선 같은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지부는 16일 오전 9시 업무에 복귀한다.

민간항공사 하청 비정규직 조직화로 이어지나

노조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지상조업 분야 하청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에 나선다. 노조는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의 최저임금 인상분 기본급 인상 합의가 국내 양대 항공사 하청업체의 최저임금 적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간부문 하청 비정규 노동자 처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항공 지상조업업체인 한국공항 직원은 2천500여명, 아시아나항공 지상조업업체인 아시아나에어포트 직원은 1천500여명이다. 한국공항 하청업체는 EK맨파워를 비롯한 20곳으로 인천·김포공항에서만 2천500여명이 일한다. 아시아나에어포트 하청업체는 4곳이다. 하청업체 직원들의 노조 조직률은 10%대에 머물러 있다.

정찬무 노조 조직쟁의국장은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으로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고용조건과 처우는 개선되고 있지만 민간항공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공항 안 민간항공사 하청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 전면 확대를 위해 조직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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