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차기회장 선출을 앞두고 금융 노동계 발길이 분주해지고 있다. 김정태 회장 3연임 저지를 주장하며 힘을 모으는 모양새다.

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와 사무금융노조 하나금융투자지부·하나외환카드지부는 지난 12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금융산업 적폐를 상징하는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공동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명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15~16일 후보 면접과 주제발표를 한다. 이후 후보군을 서너 명으로 압축한 뒤 22일 프레젠테이션과 심층인터뷰를 거쳐 차기회장 후보를 확정한다. 해당 후보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다. 현재로서는 김 회장 3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노동계는 김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계된 정황과 비판기사를 돈으로 무마하려 한 의혹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3연임에 반대하고 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김정태 회장이) 억대 금품으로 비판기사를 쓴 언론사를 매수하려 했고 박근혜 정권의 금융산업 적폐정책을 앞장서 추진한 것은 김 회장 지시가 없었다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그가 물러나는 날까지 조합원들과 온몸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적폐정권에 붙어 황제경영과 독단경영을 서슴지 않았다"며 "언론 매수·노조 선거 개입을 자행한 김 회장의 3연임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노조의 단결된 투쟁밖에 없다"고 소리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KEB하나은행 본점 건물 앞에 컨테이너 농성장을 설치했다. 하나금융지주 차기회장을 선임할 때까지 철야농성을 하며 김 회장 3연임 반대 선전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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