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추천위원은 비공개다. 후보선정기준조차 모른다. 면접 결과도 알려 주지 않는다. 금융투자협회가 협회장을 선출하는 절차다.

사무금융노조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회는 회장 선출 과정과 후보추천위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협회는 증권사·자산운용사·부동산신탁사 등 241개 회원사들이 모인 이익단체다. 금융투자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건의·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협회는 25일 열리는 회원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뽑는다. 협회 이사회는 위원장 1명과 추천위원 5명으로 구성된 협회장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김호열 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선정기준과 면접 결과를 비롯한 선거 관련 정보 일체가 비공개로 돼 있어 누가 추천위원이 되느냐에 따라 차기 협회장이 사실상 결정되는 구조"라며 "추천된 후보를 대상으로 회원사들이 직접·비밀투표를 하지만 인준하는 수순에 불과해 얼굴 없는 후보추천위원들이 선거를 좌우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임 박종수 협회장은 중소증권사 지점폐쇄와 감원을 추진했다"며 "차기 협회장 선출은 증권노동자에게 매우 중대한 사안인데도 깜깜이 선거로 진행돼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협회장 선거 개혁을 위해 후보추천위원을 시민사회와 노동계를 포함한 각계각층으로 확대할 것과 위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성명을 내고 "협회장 선출이 증권산업에 종사하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이사회는 선거일정을 중단하라"며 "도덕성과 전문성을 지닌 인사가 추천되고, 증권노동자와 금융소비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인사가 선출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협회측은 "후보추천위원은 공익이사와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돼 독립적·객관적으로 후보추천 업무를 수행한다"며 "공정성 유지를 위해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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