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구당 가입한 보험상품이 12개에 이르고 전체 소득의 5분의 1 가까이를 보험료로 지출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금융소비자연맹은 9일 "기획재정부와 함께 실시한 '가계 보험가입 적정성에 대한 비교조사 연구' 결과 우리나라 가구는 평균 11.8개의 보험에 가입해 있으며 매월 103만4천원을 보험료로 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천가구를 대표해 가구주 또는 가구주 배우자인 20세 이상에서 60세까지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 가구의 세전 월평균 소득은 557만원이다. 전체 소득의 18%를 보험료로 지출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납입 보험료가 가장 많은 보험상품은 연금보험으로 월평균 18만2천원이었다. 이어 저축성보험(17만9천원)·변액보험(14만9천원)·장기손해보험(7만5천원)·실손의료보험(6만3천원) 순이었다.

보험에 자발적으로 가입한 비율은 18.2%에 그쳤고 타인 권유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지인(35.8%)이나 설계사의 친지(11.7%), 설계사(10.0%)가 권유한 경우가 많았다.

보험가입 가구 4곳 중 1곳(26.5%)은 최근 5년 이내 보험료 손실을 감수하면서 보험을 해지한 경험이 있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저축성보험이라고 하더라도 이율이 2%대로 시중금리와 큰 차이가 없고 보험료 일부를 사업비로 떼 가고 있어 저축상품으로 보기 어렵다"며 "보험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서이지 저축이나 목돈 마련 수단이 아님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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