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에서 일하는 비정규 청소노동자들이 대학측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절감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울산지역본부와 들국화분회(분회장 이미자)는 8일 오후 울산대 행정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측이 청소노동자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분회에 따르면 울산대는 청소노동자들이 소속된 ㈜현대에코그린과 2018년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 2명의 자리를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대체하기로 했다.

울산대는 단체협약에 명시된 하루 8시간 근무를 7시간으로 줄이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대 계획이 이행되면 청소노동자 한 명당 월급이 20만원가량 줄어든다. 지난해와 비교해 시간당 1천60원 오른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거의 사라진다. 정원 감축으로 노동강도 증가까지 예상된다.

청소노동자들의 항의에 울산대와 하청업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그런데 울산대가 속한 울산공업학원재단은 2016년 2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이를 세 배 웃도는 73억원의 흑자를 남겼다.

이월금과 적립금을 더해 2017년 2월 현재 울산공업학원이 재단에 쌓아 둔 돈은 1천500억원이나 된다. 이미자 분회장은 “울산대측이 최저임금 인상에 꼼수를 부리는 것은 1천500억원을 보유하고 매년 수십억원 흑자를 기록하면서도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쥐꼬리만 한 임금을 착취하겠다는 치졸한 시도”라며 “최저임금은 물가인상을 반영해 현실화하고 있지만 정작 최저임금 노동자가 받는 건 생활임금이 아니라 고용불안”이라고 비판했다.

울산대 관계자는 "하청업체에 정원감축과 근무시간 축소를 요구한 바 없으며 매년 최저임금 인상 등 외부 환경변화를 감안해 용역비를 인상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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