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가 지난달 실시한 ‘2018년 주목할 인물’ 설문조사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1위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2위였다. 민주노총이 새 지도부 구성으로 태세 전환을 하고 사회적 대화에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사정 관계자와 노동전문가 100명 중 41명이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을 2018년 주목할 인물로 꼽았다. 조사 기간이 민주노총 선거와 맞물렸던 점을 감안하면 ‘김명환’을 직접 지목한 6명을 포함해 47명이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올해 주목할 인물로 선정한 것이다.

주목할 인물 1위부터 5위까지는 노사정 대표자였다. 지난해 가장 주목받은 인물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25표를 받아 2위로 내려앉았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3위(20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4위(13표)를 차지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은 12표로 5위에 올랐다.

사회적 대화 분위기 조성되나

올해는 노동시간단축과 최저임금 제도개편을 비롯한 굵직한 현안에서 질서를 잡아야 하는 시기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9월 문 대통령을 포함한 8자 회의를 제안했다. 변화된 정세 속에서 새로운 틀의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국노총은 산적한 노동현안 해결을 위해 하루속히 사회적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속사정이야 어찌 됐건 청와대 초청 노동계 만찬에 불참을 선언한 민주노총을 향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민주노총 2기 직선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강도는 다를 뿐 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배경이다.

김명환 위원장 역시 당선 직후 사회적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29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년사에서도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모든 것을 열어 놓고 (정부와) 만나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요구를 남김없이 전달하고 지속가능한 노정 대화 복원방안과 노동존중 사회를 위한 해법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가 필요한 시기”라며 “무리한 대타협 강제보다 가능한 산업·업종·지역 의제를 중심으로 사회적 대화를 시작해 작은 성과와 함께 점차 협의 수준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의 행보는 정부의 노동개혁 향방과 사회적 대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키를 쥔 민주노총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노동현안, 주목할 인물에 그대로 투영

노동시간단축과 최저임금 산입범위 문제는 올해 노사정 관계를 결정하는 시금석 역할을 할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달 중순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 문제와 관련해 전원합의체 심리를 앞두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제도개편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주목할 인물에 그대로 반영됐다.

김영주 노동부 장관이 3위에 올랐다. 김 장관은 주당 68시간 근로를 인정한 행정해석 지침 폐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동계는 지난해 국회가 근로기준법 개정에 실패했으니 정부가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행정해석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노동시간단축 관련 근기법 개정안,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노동시간단축 방안을 놓고 노동계와 날을 세운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7표로 7위를 기록했다. 옛 대우자동차노조 간부 출신인 홍영표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대한상공회의소 고용노동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 금지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입장을 밝혔다. 2016년 그가 발의한 근기법 개정안과 배치된다. 그러나 홍 위원장은 양대 노총 항의방문을 받은 자리에서도 “중립적 입장”이라며 “노동계도 요구만 하지 말고 고민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국노총 출신으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오른 김성태 의원은 올해 주목할 인물 6위에 올랐다. 자유한국당은 제1 야당으로 존재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노동법을 비롯한 다수 법안의 국회 문턱을 높였다. 지난해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건설근로자법)이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 반대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일도 그 연장선에 있다. 노동계 출신인 김성태 의원이 노동현안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된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국립 서울현충원을 찾아 “서민·노동자·농민과 함께하는 자유한국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글을 남겼다.

끝내 특별사면 배제된 한상균

차기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각각 3표를 받아 공동 8위를 차지했다. 노동계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특사에 한상균 전 위원장을 포함시킬 것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바람에 그쳤다. 한 전 위원장 석방과 수배해제를 요구하며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단식농성을 한 이영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도 결국 구속됐다.

경기침체와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실업률을 반영하듯 일자리 창출에 대한 관심도 설문조사에 반영됐다. 이용섭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도 공동 8위에 올랐다. 나순자 위원장은 2008년 보건의료노조 5대 위원장을 지내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근간이 된 보호자 없는 병원 캠페인을 주도한 인물이다. 노조는 지난해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보건의료 분야 노사정 공동선언을 발표하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국회 환노위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표씩 받아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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