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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노조탄압 몸살 미국계 IT 3개사 노조 상설협의체 구성오라클·HP·MS 최근 1년 새 대규모 구조조정 잇따라 … 노동계 "미국 기업 문제점 공론화하겠다"
   
미국계 IT기업 노조들이 회사 구조조정과 노조탄압에 대응하기 위해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주목된다. 미국 본사의 노조 불인정 분위기가 한국 회사에 투영되고 있다고 보고 외국기업에서 일어나는 불법·부당행위를 공론화할 방침이다.

27일 사무금융연맹에 따르면 연맹 산하 한국오라클노조·한국휴렛팩커드노조·한국마이크로소프트노조 대표자들은 이날 간담회를 열고 (가칭)IT 3사 공동투쟁을 위한 대표자회의 구성에 합의했다.

회사 달라도 구조조정·노조탄압 동시에 불거져

이들 3개사는 구조조정과 노조설립 후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IT업계는 신기술이 개발되거나 조직개편으로 고용불안이 상시적으로 발생한다. 글로벌 본사 방침에 따라 전 세계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일거에 단행되기도 한다.

올해 7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는 전 세계 직원 3천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곧바로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회사는 구조조정을 거부하는 직원들에게 대기발령을 명령했다. 해당 직원 중 일부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대기발령 구제신청을 하자 이전 보직으로 돌려놨다. 7월 이후 최근까지 5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440여명이던 직원이 380여명으로 줄었다. 회사 임원 일부는 구조조정 지휘를 마무리하고 사표를 냈다.

한국오라클은 하반기에 70여명 이상을 내보냈다. 김철수 오라클노조 위원장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희망퇴직을 권유하면서 저성과자 프로그램을 도입하려 한다"며 "지난해 퇴직자가 10여명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해고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노조설립 후 노조간부 3명을 사문서 위조 등을 이유로 해고했다. 노조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한국휴렛팩커드는 3개 회사 중 구조조정이 가장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다. 지난해에만 네 차례 구조조정으로 12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700명이 넘던 직원은 590여명으로 떨어졌다. 올해도 회사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새 부서를 배정받지 못해 대기발령 상태에 놓인 직원이 27일 현재 13명, 추가 조직개편이 이어지면 20여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환 한국휴렛팩커드노조 위원장은 "대기발령 직원들에게 업무를 맡겨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일이 없다며 거절하고 있다"며 "제 발로 회사를 나가거나 견딜 테면 견뎌 보라는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노조 불인정 미국 본사 분위기 한국까지 전파"

노조가 결성된 뒤 노사갈등이 첨예해진 점도 이들 노조의 고민이다. 3개 회사는 노무부문과 관련해 김앤장 자문을 받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최근 설립된 한국오라클노조·한국마이크로소프트노조가 교섭을 요구하자 회사는 회사 밖에서 교섭할 것, 근무시간 외에 교섭할 것 등 비슷한 요구를 했다"며 "부당해고·부당대기발령 구제신청 사건에서 김앤장이 회사 대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3개 노조 공동대응 준비를 본격화했다"고 말했다.

3개 노조는 상설협의체를 통해 외국계 IT기업의 불투명 경영과 노조탄압 실상을 공론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옥형 한국마이크로소프트노조 위원장은 "글로벌 회사를 상대로 개별노조는 정보력과 조직력 측면에서 맞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3사 노조가 머리를 맞대 상시적 구조조정과 노조탄압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수 위원장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미국 본사 분위기가 한국까지 영향을 미쳐 IT 3사 노조 모두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유한회사라는 점을 악용해 기업경영을 불투명하게 하는 이들 기업의 문제점을 국회와 함께 사회에 알리는 작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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